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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관전시> 아무도 살지 않는 섬2020-10-15 ~ 2020-11-07

- ARTIST : 손 유 진

- 기    간 : 2020. 10. 15.(Thu) ~ 11. 7.(Sat) 

            ※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 코로나19 확산 방지 오픈행사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 장    소 : 예술공간 이아 B1 전시실2

- 후    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 이아

- 관 람 료 : 무료

  ※ 전시실 입장 시, 마스크 착용은 의무이며 발열 증세가 있는 경우 입장이 불가합니다.



“ 제주의 바다는 말이 없다.


조용한 이끌림에 떠나온 유목은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생과 사의 사이,

유목은 뿌리 내릴 자리가 없다.


벌레도, 잎도 살지 않는 나무 위에서

까마귀는 숨을 쉰다. “



나의 작업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부터 시작한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을 때쯤, 키우던 강아지가 눈 속에서 홀로 발견되었을 때부터 친딸처럼 아껴주시던 이모가 병상에서 힘을 내 지어주셨던 미소가 마지막인 줄도 몰랐던 어린 나의 기억 그리고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이신 외할머니의 마지막 한마디와 손의 질감, 그 감각의 기억들. 이제는 만져지지 않는 것들로 그들을 기억해야 하는 지금. 사람과 사랑에 대한 애착과 추억에 대한 그리움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을 불러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오히려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나의 관심은 천과 유목, 까마귀 그리고 제주 4‧3에 대한 애착을 만들었다. 4‧3을 처음 접한 것은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 내가 밟고 서있는 이 땅과 볼을 스치는 바람, 발가락 사이를 간질이는 바다, 이 제주의 모든 것에는 붉은 내음이 서려있음을. 있던 것은 없던 것이 될 수 없다. 4‧3과 그들의 삶을 알게 된 순간부터 전과 같은 일상을 보낼 수는 없었다. 한해의 시작을 바라보고 심신을 달래기 위해 자주 찾아갔던 새벽의 바위는 이제 나에게 붉은 바위가 되었다. 더 이상 나에게 제주는 단순한 섬이 아니라 우수의 섬이 된 것이다. 나는 이 땅의 기억을 표현하는 데 ‘천’과 유목’, ‘까마귀’를 가지고 표현한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나의 기운이 이들에게 끌렸다.